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旺谷洞에 전하는 전설

왕곡동에 전하는 전설

사육신의 한 분인 매죽헌(梅竹軒), (성삼문)成三門은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 음운에 관한 식견을 넓히려고 원동(遠東) 땅에 머물러 있었던 중국 학자인 황찬(黃鑽)을 십여 번이나 찾아 갔던 일로도 유명하다.

이 성삼문이 한번은 사신으로서 중국에 가게 되어 그 곳에서 묶고 있었던 때의 일이라 하여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객사에 짐을 풀고 쉬고 있으려니 그 객사의 방에 불을 때고 있는 한 머슴같은 사나이가 중얼중얼 무어라고 외고 있는 것 같아 주의력을 집중시켜 가만히 들어보니, 그 내용이 어떤 대문장가의 글인 것 같은데 공부를 꽤 하였다고 자부하는 성삼문으로서도 그 뜻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어려운 내용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듣고만 있다가 이윽고 밖으로 나가 아궁이 가까이 가서 머슴에게 말을 걸었다.

"아니, 당신이 지금 외고 있는 글은 보통 글이 아닌데, 그런 어려운 글을 외면서 어찌하여 이런 객사에서 군불이나 때면서 지냅니까?"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받은 그 사나이는 힐끗 성삼문을 돌아다 보더니, "당신은 누구인데 나의 글 읽는 것을 들었소?" 하며 되물었다. 성삼문은 대답하였다. "나는 조선 땅에서 이 나라에 사신으로 온 성삼문이란 사람이오." 그는 흠칫 놀라는 기색이더니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아! 그렇소? 당신이 조선에서 유명한 성삼문이란 학자란 말이요?" "유명할 것까지는 없지만, 과연 내가 성삼문이요." "그렇다면 내가 읊던 글귀를 잘 알 수 있을 텐데요. 그런데 그걸 잘 모르겠다니 이상하구려." 하면서 그 글은 저 유명한 아무개의 글로서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라면 대개 알 수 있는 글이라고 설명하였다.

성삼문은 그제야 그 글의 내용이 어떤 것이라고 어렴풋이 기억이 났지만 그 글을 읽은 것이 한번인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고보니 이 사나이의 문장 수준이 자기와는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을 깨닫고 다시 이렇게 물었다.

"아니 그렇다면, 그 정도의 문장 실력을 갖추었으면서도 어찌하여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비천한 생활로 고생을 하십니까?" 말씨부터 존댓말로 바뀌었다. 그 사나이는 한숨을 푸욱 쉬고 나서 대답하였다. "나는 주지문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기야 나라고 왜 과거를 보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과거에서 내가 적어 낸 문장의 내용을 알아 볼 수 없는 심사위원들이 어찌 내 글을 심사할 수 있었겠습니까? 즉 내가 쓴 글을 이해할 수가 없다 보니 언제나 나는 낙방을 한 것이고 몇 차례 그러다 보니 이젠 단념하고 말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입에 풀칠 않을 수는 없고 하여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성상문은 그의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일러 주었다. "알만 합니다. 그러니까 당신의 글재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였다는 말이구료. 아닌게 아니라 나 같아도 별 도리 없었겠습니다. 그러나 방법이 있습니다." 하고는 그에게 과거에 임하여서는 당신의 문장 실력을 십분 발휘하지를 말고 한 계단 낮추어서 쉽게 풀어 쓸 것을 가르쳐 주고 다시 그 실제 예를 들어 주면서 다시 한번 과거에 응하여 보라고 권하였다.

주지문은 성삼문에게서 자기가 지나치게 어렵게 알고 있던 내용을 아주 쉽게 배우면서 새삼 문장의 제모습을 파악하게 되었고 재미를 느끼면서 열심히 공부하였다. 그리하여 성삼문은 사신의 용무를 마치고 귀국한지 얼마 안되어 주지문은 드디어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하였다.

주지문이 급제하여 벼슬이 차차 오르고, 이윽고 무관으로서 높은 직함을 가지게 되었을 무렵에 조선의 성삼문은 저 유명한 수양대군의 단종 폐위에 항거하는 계략이 폭로되어 박팽년, 유응부, 이개, 하위지, 유성원 등과 함께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른바 사육신의 충절이 큰 회오리 바람을 일으켰던 것이다.

중국의 주지문은 자기가 몇 차례나 과거에 실패하고 객사의 군불을 때어 주면서 호구지책을 강구하던 차에 우연히 성삼문을 만나게 되고, 또한 그의 가르침을 입어 과거에 급제하게 되자 성삼문을 자기의 은인으로 굳게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그 은혜에 보답할 것인가를 언제나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조선에서 변이 일어나 성삼문이 사형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자 분연히 일어섰다. "그렇다. 성삼문 선생이 살아 계신 동안 못 갚은 은혜를 지금 갚아 드림으로써 그 분의 원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 그길로 자기 휘하의 군사를 이끌고 조선을 향하여 발군하여 얼마간에 압록강 건너까지 당도하였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주지문의 군사행동을 알게 된 주지문의 친구 몇사람이 놀래어 급히 그를 따라 압록강까지 와서 군대를 쉬게 하고 있는 주지문을 겨우 만나 볼수가 있었다.

"여보게, 주장군 어찌된 일인가? 휘하 군대를 다 이끌고 여기까지 오다니…." 주지문의 행동의 저의를 알면서도 이렇게 물었다. 주지문은 결연히 이렇게 대답하였다.

"음, 들어보게. 자네들은 내가 오늘이 있기까지 그 처음 계기를 만들어 준 분이 바로 조선의 성삼문이란 학자인 것을 그동안 내가 몇 차례이고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지?" "그래, 기억하지. 그런데?" "그런데가 무엇인가? 그 성삼문이 이번에 수양대군 일파에게 몰리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도 알고 있지?" "알고 있지" "그래, 그럼 내 말을 자세히 듣게. 인간으로 태어나서 남의 은공을 입고 출세한 것을 잊어서는 안되지 않는가? 더구나 성삼문은 비록 목숨은 잃었으나 만고의 충신으로 길이 빛날, 그러한 위인일세. 안그런가?" 주지문의 친구들은 이 말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어린 단종의 곁에서 선왕인 세종·문종의 부탁을 잊지 않고 오로지 충성을 바친 이야기는 중국 조야에서도 널리 평가되던 이야기였다.

"들어 보게" 주지문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 성삼문이 비명에 목숨을 잃은 그 한을 나는 풀어 주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네." "어떻게?" "내 군사를 이끌고 조선 땅에 들어가 단종을 폐위시키고 뭇 충신들을 학살한 수양대군 일파를 모조리 응징할 생각일세." 주지문의 결의가 보통이 아님을 느끼고 친구들은 어안이 벙벙하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그들 중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자네는 틀림없이 은공을 생각하여 성삼문의 한을 풀어 주어야겠다고 했지?" "그랬지." "그럼 내 말을 좀 들어보게" 그 친구는 이윽고 다음과 같은 논리를 세워 주지문의 행동을 견제하였다. "자네는 중국 천자를 섬기는 사람이지?" "그건 틀림없지." "자네가 군대를 이끌고 적의 무리를 쳐 부수는 것은 결국 우리 중국 천자를 위하는 일이지?" "그렇지, 그래 그게 어쨌단 이야기인가?" "그건 틀림없지." "그렇다면, 계속 들어보게, 자네가 거느린 군대는 중국 천자의 군대인데, 자네가 지금 중국 천자의 허락을 받고 군을 동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중국 천자의 명령이라도 받았단 말인가? 그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네." 주지문이 어안이 벙벙하였다. 사실 그렇다. 자기의 성급한 판단으로, 다만 성삼문의 한을 풀어 주겠다는 일심에서의 행동이었지 그것이 중국 천자의 허락이나 명령은 아니었던 것이다.

"자네가 스승의 원한을 갚으려는 것은 십분 이해할 수 있으나, 자네가 모시고 있는 중국천자의 허락없이 천자의 군대를 출동시킨다는 것은 첫째, 중국 천자에 대한 불충이 먼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자기에게 높은 벼슬을 내려 준 자기 나라 천자에게는 불충을 저지르더라도 자네는 조선 땅의 스승의 원한을 갚으려 드는 것인가? 잘 생각하여 보게." 주지문은 친구의 이 말에 다시 이성을 되찾지 않을 수 없었다. 확실히 친구들의 말은 옳았다. 스승을 위하자니 천자에게 불충을 먼저 저지르게 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 뻔하였다. 주지문은 이윽고 친구들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하였다.

"옳네. 옳은 말이야. 내가 지나치게 흥분하였던 것 같네. 고맙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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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관리부서 : 문화체육과 문화예술관광팀  김병창 ☎ 031-345-2533 최종수정일 : 2017-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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